시와 산문(창작품)

46편 행복한 현실…_흐름 김휘도_창작(출간품)

흐름 김휘도(시와 색소폰) 2025. 3. 26. 14:44

중국 하이난 가족여행
중국 하이난 가족여행

46편 행복한 현실….

                                   흐름 김휘도


겨울비가 무섭게
차창을 두드리는 날에
나를 위해
저녁때를 비워 두고
조용한 자리에서
따듯한 향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들려 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서로의 손 크기를 재며
손을 잡고 걸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나를 위해 불러 줄
웃음이 넘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술을 마시고 몸이 휘청거리며
횡설수설 해도
나의 몸을 바로 잡아 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술자리에서 빨갛게 달아 오른 얼굴을 보고
나의 몸을 걱정해주며
두 잔의 술잔 중에서
한 잔 정도 나를위해 마셔 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무 보상도 원치않고
항상 따스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 올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무덤덤한 날이라도
만나면 말을 안 해도
이유없이 웃을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어느 겨울
눈 오는 날에
내 집 앞에 서서
시린발을 동동 구르며
가슴엔 온통 내 모습으로
하얗게 물들어 있는 마음으로
나를 기다려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랑을 가지지 못한 사람과 만나
오래도록 사랑을 나누고 싶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의 비어있는 시간을 알고
고독속에서 나를 건져주며
차 한잔 하자고
나의 시간을 훔쳐가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온수가 나오질 않아
찬물로 설거지를 해도
불평하지 않고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고무장갑을 고운 손에 끼워주고 싶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비나 눈이 내리더라도
같이 맞으며
많은 길을 걷더라도
목적을 물어보지 않으며
그냥 묵묵히 같이 걸어 줄
그런 깊은 마음을 가진
사람과 만나고 싶다

 

흐름 김휘도의 " 아직도 내가 향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