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창작품)

19편 사람만이 희망_김휘도

흐름 김휘도(시와 색소폰) 2021. 3. 16. 10:53

19편 사람만이 희망
                                           흐름 김휘도

살다 보면 가끔은 보기 싫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울리는 전화에 찍혀진 발신번호를 보고 그대로 벨 소리를
울리게 하고픈 사람이 있습니다.
휴대폰의 플립을 열고 싶지 않은 그 속의 주인공!!
길을 가다 우연히 싫은 사람과 마주칠 때
그 사람을 외면하면서 관심도 없는 부동산 간판을
멀꾸러미 바라보면서 저 부동산이 여기 있었구나며
혼자 중얼거리며 걸어가고 싶은 충동이 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하고 오랫동안 함께 지내오면서도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 내 수첩에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있는 공간을 검정색 매직이나 화이트로 흔적을
없애 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우연히 만나 반갑다는 미소를 나누며
함께 걸어가도 되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로 눈 인사를 하며 같이 타고 가도 되는 것을 그 사람과
대면하기 싫어 괜시리 그냥 화장실에 들렀다가 가야되는 그런 사람,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서는 중 서로 아는 척 하며
가벼운 인사말이라도 정겹게 나누며 지나쳐도 될 것을 구지 그 사람이
싫어 우산으로 내 모습을 가리고 바닥만 보며 지나쳐야 하는 사람
맑은 가을날 길을 걸을 때 그 사람과 마주쳐 관심이라도 보여주고
안부도 물어보며 지나쳐도 되는 것을
내 몸을 가릴 우산 조차도 없어 안절부절해가며
호주머니에 휴대전화기를 꺼내어 문자메세지도 오지 않았는데
확인한답시고 멀꾸르미 전화기만을 보며 그 사람을 못 본 척
그렇게 무심하게 지나치고 싶은 사람
내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서 이런 사람이라면 얼마나
불행하고 안타까운 삶을 살고 있을지………….

많은 날 이렇게 저렇게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과 많은 일들로 하여금 나부끼어 왔습니다.
내 마음과 맞지 않다고 여겼던 그 사람들을
부단히 멀리 저 먼 곳에 씨앗을 뿌리려고 합니다.
난 점점 멀리 하려하지만 왜 이리도 계속 부딪치고
가까이 있고 섞여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나의 고집으로 인한 자아에 짖눌려
나의 본 모습까지도 나도 모르게 그만 잃어버리고
이제는 내 모습 조차도 익숙치 못해 애써 숨기려 하는 일이
안타깝게도 생기고 있습니다.
내 모습 내 성격 내 웃음들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한탄을 하며
많은 시간 방황하였지만 내 머리를 서치우는 건 그냥 무작정 바꿔보자 입니다.
이렇다 저렇다 리플 달지 말고 그 환경을 받아들여 보자고 맘을 먹었습니다.
마치 향이고운 세수비누처럼 말입니다.
세수비누는 자기의 몸을 조금씩 조금씩 깎아내면서 더러운 얼룩과
때를 말끔히 없애주고 또한 사람들에게 은은한 향기를 몸에 베이게 하는
그런 사랑의 묘약과도 같은 헌신적 존재이지요.

불신은 또 다른 미움을 낳고 미움은 또 다른 증오를 낳고
증오는 또 다른 파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데 나 자신이
이런 사람이라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또 얼마나 나쁜 마음이겠습니까?
만약 사람이 미워진다면 이제는 넓은 바다를 생각하겠습니다.
바다를 생각 하다보면 큰 파도에 씻기고 닳히어져 둥글둥글한
마음이 되어 다시금 그 사람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나 사람이 싫어 진다면 이제는 그냥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생각 하겠습니다.
구름을 생각하다 보면 넓고 넓은 창공을 두리둥실 뭉게뭉게
혼자 떠돌다가 외로움을 배워 다시금 그 사람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마치 온 종일 추위에 떨다가 따듯한 태양이 그리워 지듯이 말입니다.

다시금 사람이 싫어질 때 그 때는 세찬 바람을 생각하겠습니다.
바람을 생각하다 보면 이곳 저곳 날아 다니다가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 모두를 바람에 실어 멀리 날리 우고
빈 마음에 처음으로 마음에 담는다는 생각에 무작정
그 사람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난 그 사람만이 희망이라 여기겠습니다.
희망은 미래와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지난 과거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하고 총총히 빛나는 별빛처럼
나 그 사람에게 향하는 어둠이었던 마음이 밝아질 것 같고
무거웠던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희망은 타 오르는 불길과 같다고 얘기 하고 싶습니다.
숨을 쉬고 있는 한 그 불은 끄지지 않을 것이며
금방이라도 꺼질 듯 하다가도 화르륵 타 오르는 것이 희망이지요.

가벼운 발걸음 걸음마다 앙갚음보다는 용서를
미움과 증오 보다는 사랑을 오해 보다는 이해하는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