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편 꽃의 아름다움
흐름 김 휘 도
길 한 모퉁이에 피어 오른 한 송이 꽃이 있습니다.
누가 가꾸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예뻐 해 주지도 않은
버림받은 한 송이 꽃이 하늘만 바라보고 고독을 익히며 자라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시골 논 가장자리 두렁이나 개울가 둑 뒤에 셀 수 없이 많은
꽃이 피었지만 누구 하나 사랑 주는 이 없는데도 그들은 하염없이
여전히 하늘만 보면서 자랐습니다.
나 또한 그 꽃에게 사랑을 주기는 커녕 발로 짖밟거나
낫으로 베어 버리는 가슴 아픈 일도 하곤 했습니다 .
어느 듯 세월이 흘러 그 꽃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예전엔 많았던 꽃이 지금에 와서 볼 수 없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꽃이 그냥 그립습니다.
남들이 자기를 이쁘하지 않아도 외면을 당 하고 발로 짖밟혀도
굳굳히 힘을 잃지 않는 그 꽃이 마냥 그립습니다.
자기 혼자 힘으로 콘크리트를 뚫고 소리없이 탄식없이
고개를 살포시 여미는 그 꽃을 볼 때 너무 반갑습니다.
그 꽃이 이쁘지 않아도 누가 사랑을 주지 않아도 전 그 꽃을
아름다운 꽃이라 여기고 이쁘해 주고 싶습니다.
그 꽃이 고독이라 여겨져도 난 그 꽃을 은근함과 기다림을 지닌
찬란함으로 여기겠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해 무덤가 주위에 간혹 피어나지만
그래도 그 꽃을 이쁘해 주고 싶습니다.
지금 그 꽃이 단단한 바닥을 뚫고 피어나는 것은
누가 가꾸어 준 것도 아니고 자기자신 스스로 꽃이라 여기기에 남들 시선
아랑곳 하지 않고 하늘 바라기만하며 피어나고 있는
그 꽃을 바라보며 향수에 젖고 내 마음 다시금 이를 악 물게 만드는
저 꽃을 멀꾸러미 보며 넌 정말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화려하며
진한 향기를 가진 경국지색이라는 말을 당당히 건네주고 싶습니다.
삶이 힘들고 세상살이가 힘겨워 만만하지가 않지만
이제는 저 꽃을 바라보며 인생을 힘든 마라톤이 아닌 즐겁고
재미있는 기나긴 유람이라 여겨 힘든 것도 재미있고 슬픈 것도
기쁘게 받아들이며 늙기 전에 꿈을 이룰 수 있는 견고하고 지긋한
저 꽃 처럼 이 세상을 살아갔으면 합니다.
건조하고 무료한 하루를 살아도 지금 힘들게 뿌리를 뻗고 땀을
흘리며 뻗뻗히 고개를 들고 있는 든든하고 은은한 저 할미꽃을 바라보며
촉촉한 의미 있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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