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편 <두려움 없는 사랑>
흐름 김휘도
사랑은 무너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실패하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만약 두려워 한다면 이미 그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두려워하면 더 이상 사랑할 자격 또한 없는 거지요.
무너지지 않을까?
헤어지지 않을까? 라는 걱정 때문에 우리들은 주위를
서성거리며 기회를 찾고 더 안전하게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기를 써고 공을 드리고 노심초사하지요.
이런 일들을 우리들이 흔히 얘기하는 기우(杞憂)라 생각이 드네요.
기우 속에 사는 것도 어리석지만
기우를 애써 외면하는 것도 당당한 삶이 아니라 생각이 듭니다.
무너지지 않는다고 헤어지지 않는다고 철석같이 믿기만 하다가
무너져버리면 인생 전체가 무너지는 애석한 일이 생기지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굵고 큰 나무가 태풍에 뿌리 채 뽑혀
힘 없이 몸부림 치며 옆으로 맥 없이 넘어지는 것과 같지요.
그러나 무너졌을 경우 무너질 수 있다고,
그럴 수 있다고 받아 들이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요.
땅이 꺼지는 걸 걱정하며 어찌 땅을 밟고 살아갑니까?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걱정하며 어찌 하늘 이고 살아가시렵니까?
설령
모래성이 무너져도 원래 부터가 모래인데 다시 쌓으면 되는 거지요.
얼음 조각이 녹아도 원래 부터가 물이었는데 다시 얼리면 되는 거지요.
무너지는 모래알도 괴로워서 이리저리 몸부림치며 살점을 날리웁니다.
녹아내리는 얼음도 슬퍼서 우박같은 굵은 눈물 뚝뚝 흘리지요.
전전긍긍하며 애써 공 드린 것이 무너진 허무한 심정입니다.
그러나
몸부림만 치기에는 인생이 너무나도 짧습니다.
울고만 있기에도 삶이 너무나도 허망합니다.
그래도 무너질까 봐 사랑을 포기하시렵니까?
실패할까 봐 인생을 포기하시렵니까?
사랑을 포기하는 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은 내가 상대와 더불어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다듬고 자르고 썰어서 요리를 하는 과정입니다.
사람들은 한순간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연애하고 이런 저런 일로 다투어 가면서
잘되어 결혼하면 그때 부터가 사랑의 종말점, 사랑의 고지라 하고
사랑을 이루웠다고 하며 속된말로 야구에서는 홈런을 쳤다고들 하고
축구에서는 멋진 골을 넣었다고 말하지요.
이젠 행복이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이 사랑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지요.
만일 그것이 사랑의 최종 목적지고 정상이라면 거기서 그냥 끝나야지요.
일일 연속극이나 주말 드라마처럼 마지막회라면 끝나야지요.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나도 변합니다.
당연히 사랑도 변합니다.
그것을 헤쳐 나가는 길은 단 하나 그것에 맞추어서 나도
변화된 사랑을 하고 같이 융화되는 방법 하나 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삶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삶보다 더 나은 것은 없습니다.
옛 현인들이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해서
그 위인들의 삶 그대로를 자기 삶 위에 덮어 살아 갈 수는 없지요
무너졌건 아니 건 간에 실패했건 아니 건 간에
그것이 당당한 삶이요 보람 있는 인생인걸요.
당신!!
아무 말 하지말고 한번 들어보세요!
사랑과 인생이란 배가 항해를 합니다.
그냥 거기에 마음을 싣고 흘러 가 보도록 합시다.
긴 여행 한번 해보자 구요.
뭐! 여행 싫어한다 구요?
집에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다 구요?
지쳐서 여행하기 싫고 피곤해 자야된다구요?
싫어도 할 수 없네요.
그냥 편안하게 생각만으로 어디로 떠나봅시다.
자! 그럼 큰 배를 타러 갑시다.
내 몸을 실은 배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냥 맡겨 보도록 합시다.
넓은 바다 곳곳을 다다르면 좋고, 또 중도에 그치더라도 그만입니다.
따지고 어쩌고 넋두리 같은 불만을 하다가는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는 고사하고 암초에 부딪혀서 좌초하고 맙니다.
그러면 여행은 끝이고 우리네 삶도 아쉽지만 끝난 거지요.
너무 짧은 여행이라 구요?
긴 여행 하자고 해 놓고선 짧은 여행이라서 거짓말이라 구요?
그런데 어쩌죠? 전 거짓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옛 말에 인생은 석화광중(石火光中) 에 몸을 두었다는 말이 있죠.
돌과 돌이 부딪쳤을 때 불빛과 같은 짧은 순간이라는 뜻인데
문틈 사이로 흰 말이 휙 지나가는 것을 힐끗 훔쳐 본 것 같이
사람의 생도 돌의 반짝이는 불빛처럼 짧고 우리들 눈 앞을
순식간에 지나가는 말의 달림처럼 빠른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요.
그렇다면 이제 마음속에 어떤 마음이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짧은 인생을 두려움 속에서 불평 속에서 다 허비하지는 않겠죠?
진정한 사랑과 인생은 무너지는 걸 절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저자 흐름 김휘도 - "내 마음에 무엇을 담아볼까?(출간 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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