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창작품)

32편 기나 긴 겨울_ 흐름 김 휘 도

흐름 김휘도(시와 색소폰) 2023. 11. 13. 11:21

어느 카페에서

32편 기나 긴 겨울 

                                        흐름 김 휘 도
잊을 수 없기에 몸부림 치고
또 잊어야만 하기에
나는 이 고요한 밤
한 가닥의 시를 적어 본다

잊혀지겠지 하며 지내왔던 시간들
이렇게까지 당신을 생각하게 될 줄 몰랐다
잊을 수 있을까 하고
물음표를 던졌던
이별의 아픈 순간들
조금씩 상처가 아물었는데
비에 젖은 밤길을 밤새 걷다보니
잊혀진 기억들이 되살아나
나를 놀라게 한다

세월이 다시 흘러
당신과 나 사이의 사랑이
저 바다 만큼이나 깊어질 수 있을까요?
저 하늘 만큼이나 높아질 수 있을까요?
당신의 온기있는 사랑을
한 번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이대로 생을 마감해도 기뻐 할께요
늙고 병들어 죽음이 가까워도
난 당신의 이름 앞에선
항상 펄렁이는 촛불처럼
불타오르는 것을 압니다

당신의 모습과 당신의 그림자 마저
흐린 안개속에서 잃어 버리고
끝내는 혼자서 되돌아 오는 길이
눈물 뿐이지만
당신의 촉감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드릴 수만 있다면….
이 글들을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모두 당신의 것이었으니까요
그런 날이 오면
흐린 안개가 사라지겠지요

K.A!!
당신은 내게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절대적인 사랑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채색되어도
주름진 손을 가진 노파가 되어서도
당신을 향하는 마음이
눈물을 흘리며 춤추는 촛불처럼
이글거리는 것을 압니다

당신과 나의 이야기는
이쯤에서 덮겠습니다
그리움이 지나쳐
한이되어 가고 있으니……
이제 한 잔의 향 커피는
이미 식었고
잔잔한 음악도 끝났으니
이 긴 겨울도 곧 끝나겠지요

 

흐름 김휘도의 " 아직도 내가 향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