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편 나의 행실_ 흐름 김휘도(출간)
30편 나의 행실
흐름 김 휘 도
깊은 밤이면
야무지게 무너져 내리는 마음
당신이 들어 오실 것 같아
미처 문고리를 걸지 못 하고
새벽녘 기우는 달빛을 보고서야
지친 몸을 곱게 눕혀봅니다
향 커피를 마시면
당신이 그리워지는 까닭에
당신에게 전화하려고
공중전화 부스 앞에 서서
동전을 꺼내려고
호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지만
내 손에 한 웅큼씩이나 잡히는
당신의 그리움…….
난 정말 욕심쟁이인 것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오래오래 당신을
내 곁에 두고싶은 마음은 왜 자꾸 생기는지…..
이미 돌아선 당신이지만
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까닭에
내 인생에서 어디까지가 눈물이고
어디까지가 사랑인지를
알고 싶어지는 그리운 밤입니다
당신이 그리워 많은 날들을
속 앓이하며 지내왔습니다
무릎을 꿇으며 매달려도 봤습니다
떨리는 몸을 일으켜 세워
애원도 해 봤습니다
이렇게 큰 아픔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절망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게 남아있는 인생 가운데
당신을 그리워 할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 사랑 할 날도
그리 많지 않은데
당신을 미워 할 날이 아디 있겠어요
종일 그리움으로
당신을 사랑했던
이 낡은 행실 하나 고치지 못 하고
오늘밤도 혼자
그리움에 몸 저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날 놓아주지 않는 그리움은
언제까지 계속될런지……
그리움이 너무 짙어
가슴까지 무너지는 아픔으로
내 가슴에 비워져 있는 공간은
아무래도 다 채울 수가 없어
다시
당신의 불치병과 같은
그리움을 하나씩 채워봅니다
김휘도의 "아직도 내가 향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