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편 상상 속 여행 _흐름 김휘도(창작)
36편 상상 속 여행
흐름 김 휘 도
나에게서 고운님이라 불리우는 당신!!
나와 결혼 하고도 기억에 남는 여행 한번 못 갔네요.
연애 시절에는 비밀리에 연애 한다고 먼 여행 못 가 보고
서로 시간이 없어 못 가 보고 훗날 결혼 한 후에는
마음 푹 놓고 경치 좋은 곳에 많이 많이 가보자며
그래! 그래 보자며 손도장 눈도장으로 약속을 했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해서 많이 미안하네요.
세월이 덧 없이 많이 흘러버린 지금 아무래도 우리 바쁘게 하는 일 들을
잠시 잠깐만 멈추고 우리가 좋아하는 향커피를 마시고 여유로움을 가지며
두 눈을 감고 상상 속에 여행을 떠나봐야 겠습니다.
일단은 짐을 꾸리고 여장을 잘 챙겨서 떠나보도록 합시다.
혹 급하다고 빠뜨리고 가는 것 없겠죠?
어디로 여행을 갈까?
밋밋한 여행보다는 상상속 여행이니까
사막으로 한번 가보도록 합시다.!
아무도 찾지 않고 이름도 알 수 없고
생명이 없는 곳을 우리가 가서 생명을 불어 넣고 만들어 보도록 합시다.
근데 무얼 타고 가지요?
아! 시간이라는 비행기를 타고 가도록 하죠.
당신과 나 지금 이 시간 눈 한번 깜빡이는 순간에 공간 이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자! 그러면 출발합니다.
당신과 내가 이 넓은 사막 한 가운데 둘이서 우뚝 서 있습니다.
그 사막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다만
허공에 날리우는 모래 먼지와 우리가 밟고 서 있는
힘 없는 모래가 우리 둘을 순식간에 삼켜 버릴지도 모르고
그리고 우리 주위엔 암흑 뿐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도 없고 불도 없으며 작은 생명 또한 없습니다.
단지 존재하는 것은 우리를 삼킬 어두움과 갈증에 허덕이는 목마름과
배고픔 그리고 우리를 위험에 빠트릴 위협적인 알 수 없는 생명체만 있을 따름입니다.
그 암흑의 광막한 허공 위에
오롯한 별 두개가 밝게 솟아납니다.
희뿌옇게 휘날리는 모래사막 한 가운데
파릇 파릇한 새싹들이 하나 둘 힘차게 돋아 납니다.
그대 가슴속에 하나
내 마음 속에 또 하나
푸른 생명의 초원으로 온 세상을 뒤 덮고
그 초원 위에 당신과 내가 살 집을
동화 속에나 나올 듯한 우아한 집을 짖고 있습니다.
이층으로 짓도록 하지요.
옥상에는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면 좋겠죠.
집 주위에는 담도 없는 능선에 지어진 탁 터인 아담한 요술 집이고
집 앞에는 아주 크고 굵은 은행나무 한 그루가 버젓이 서 있고
주변에는 노란 은행나무 잎들이 자태를 과시하듯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 정원에는 내가 좋아하는 알레스카말라뮤트도
그려보고 그 앞에서 난 말라뮤트와 장난을 치며 따스한 휴일 오후를 보내고 있고
당신은 푸른 초원 위에서 잔잔히 일렁이는 바람에
당신의 긴 머리카락이 소리없이 살랑살랑 장난치 듯 흔들리며
점심을 준비 한다고 콧노래를 흥얼 거리며 분주하게 있습니다.
따스한 햇살아래 당신과 함께 준비한 점심을 맛있게 먹고
푸른 초원 위에 나란히 팔베개를 하며 누워
간지러운 햇살의 유혹으로 살며시 단잠에 빠져봅니다.
우리 옆에는 나를 잘 따르는 말라뮤트도 누워 고이 단잠이라는 수렁 속으로 젖어 듭니다.
말라무트 또한 행복한 얼굴로 미소를 짓고 반쯤 뜬 눈으로 우리가 깨어날 때 까지 엎드려 있습니다.
은행잎이 우리들의 잠을 깨우고 잠자리가 우리 몸을 흔들어 깨웁니다.
그렇게 무서워 하던 호랑이나 사자도 친하게 대화하며 덕담을 나누고 있고
독수리도 저 먼 곳을 보고 우리에게 그 세계를 얘기 해 줍니다.
파충류도 가는 길을 잠깐 멈추고 잘 잤냐며 인사를 합니다.
주위에 피어있는 꽃들도 방긋 미소를 지으며 하루 잘 보내라고 행복을 건넵니다.
사악함도 없고 미움도 없고 불신도 없으며 오직 존재하는 것은 선과 행복만 있을 뿐입니다.
실컷 놀아보고 실컷 초원에 누워보고 실컷 자연과 벗 삼아보고
이제 하루 해가 저만치나 기울었기에 우린 집으로 돌아가야지요.
잠시잠깐 즐거운 여행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참 행복한 정말로 낭만적인 시간이고 향 커피 향 같이
포근하고 따사로우며 편안한 휴일 오후였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 집을 보고 세상을 보면 허무하겠지요.
상상 속에 여행처럼 그렇게 살 수 없는 현실이
조금은 원망스러울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얼기설기 나뭇가지로 엮은 비둘기 집이라도 어떤가요?
사막에 모래를 뒤집고 초원 위에 지어진 우아한 비둘기 집이 바람에 부셔지고 흩날릴지라도,
고운님만 곁에 있으면 난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내 두 손안에 온 세상이 쥐어진다 해도
난 고운님의 사랑과 바꾸지 않을 겁니다.
모든 것들이 변하고 바뀌어도
고운님에게 향하는 마음은 영원할 것입니다.
고운님!!
결혼 후 많은 세월 살면서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네요.
쑥스러운 마음에서 그런지 고맙다는 말도 잊고 살아가는 것 같고
사랑한다는 말도 바쁘다는 핑계로 저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네요.
항상 건강 챙기며 나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바라봐 주는 고운님의 선한 시선 고맙습니다.
더욱 고마운 건 다른 사람보다 적은 월급 명세서를 줘도
적지 않은 월급이라며 머리를 숙이고 두 손으로 정중히 받으며
"고생했습니다! 잘 쓰겠습니다!"라고 그 말을 해 줄 때
비록 적은 월급이지만 행복만은 많았고 능력은 없지만
그래도 남편을 바로 세워 주는 당신이 정말로 좋았고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당신은 임신 중에 입덧이 심해 몸도 가누기 힘들어 하고
감기가 걸려 힘들어 하면서도 맞벌이 한다고
아픈것도 참으며 힘든것도 피곤한 것도 무릅쓰고
전전긍긍하며 일 하는 고생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당신 남편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에 감사합니다.
잘나지도 못한 당신 남편을 잘난 남편 마냥 생각해 주는것에 대해
고맙고 행여 내가 기 죽을까 싶어서 내심 걱정해 주고
항상 나의 편이 되어준 배려에 더욱 고마움을 이 글로서 전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변하지 않는 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고운님에게 향하는 사랑이 많은 날 매일매일 변하여
새로운 사랑과 성숙된 사랑을 하며
나이가 많이 들어 노인이 되어서도 가슴 깊은 곳에
언제나 고운님에게 향하는 순수한 설렘 한 조각 품으며
꼭꼭 숨겨가며 한 장의 편지를 몰래 적을 수 있는
떨리던 그 야들야들 하고 순결한 마음을 간직하며 살고 싶습니다.
당신과 나의 사랑은 하늘에 수줍어 하는 별과 같기에…………….
흐름 김휘도의 "내 마음 빈 곳에 무엇을 담아볼까?..." 중에서(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