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편 모르고 사는 삶_흐름 김휘도(창작)
32편 모르고 사는 삶
흐름 김 휘 도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밤이지나면 새벽이 오고 아침이 지나면 오후가 오고
비온 뒤 햇볕이 쬐고 자고나면 눈이 떠지 듯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얽히고 섥힌세상 내 몸뚱어리 둘 곳을 찾아 다니며 고민하는 것 보다는
내 몸뚱어리를 흘러가는 세월 속에 내버려둬
조용히 떠내려 가도록 두고 싶습니다.
몽롱한 세상 내 머리 속 여러 가지 무거운 것들을 내 던지지는 못하지만
그것들이 그냥 달아날 수 있도록 그냥 내 몸뚱어리를 내버려 두고 싶습니다.
어두운 세상이면 어떻고 밝은 모습이면 어떻습니까?
가식적이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그대로 그냥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이것 저것 생각하며 어떤 것이 더 큰가에 몰두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웃는 바보처럼 즐겁고 올바른 바보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가 누구를 이용하느니 누구 때문에 내가 이용을 당했니 하는
그래서 서로 사나운 들짐승처럼 싸우고 멸시하며 살아가는 것 보다는 그냥
흐르는 시간 위에 내 몸을 편히 맡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알면서 힘든 것 보다는 모르고 살아가는 그 미소도 아마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만든 즐거움 보다 그냥 모르고 살다 보니 자연스레 만들어진 즐거움이
얼마나 함박웃음인지 모르겠네요.
자연이 애써 만든 들에 핀 화사한 꽃들처럼
자연이 만든 끝이 날카롭고 정교하면서 아름다운 고드름처럼요……….
이 세상 지친 모습으로 내 몸이 아닌 다른 몸뚱어리처럼 이끌고 사는 것 보다는
청순한 모습에 작은 것에도 실컷 행복해 할 수 있는 모르고 사는
그 순글순글한 행복감을 느끼며 그냥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누군가 질문 합니다.
여보게 자네! 세상을 어찌 사는가 ?
글쎄요!! 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는 잘 모르나
멋 모르고 그냥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알려고 하면 더욱 무거움이 더해지기에 ….
흐름 김휘도의 " 내 빈 마음에 무엇을 담아볼까?..."중에서(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