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부럽지 않을 밤_흐름 김휘도(창작)
7편 부럽지 않을 밤
흐름 김 휘 도
달이 검은 구름에 가리워지고 별은 어디론가 사라져
환하지도 않고 반짝이지도 않는 밤을 보면서도
난 그 토록 안타깝지 않을 밤이 있습니다.
어두운 밤 하늘에 별이 반짝이지 않아도
난 별이 없는 밤도 외롭지 않을 밤이 있습니다.
비온 후 햇빛 내리니 일곱 빛깔 무지개의 찬란한 모습은 없지만
갈증에 허덕이다 내리는 비가 반가워 꽃 봉오리를 펼치는
아름다운 나팔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럽지 않을 밤이 있습니다.
달보다 더 밝은 것 별보다 더 찬란한 것 어쩌면 내 마음속에
이 보다 더 밝은 무엇을 가지고 있을 때면 나는 달이 없는 밤도
별이 없는 밤도 혼자 걸어가는 밤길이 안타깝지가 않습니다.
달이 구름에 가리워 보이지 않아도 별이 어두움에 삼키우는
경우가 있을 지라도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있으면 언제나
자신 스스로가 둥근 달이 비취는 달밤일 수 있고
아름다운 별빛을 발하는 별자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밝은 대낮에도 마음속에 빛이 없으면 외롭고 슬픈 것입니다.
태양과 서로 마주보고 있어도 빛을 가지지 못한 마음은
어두움이 서려 들 것입니다.
별과 달을 잃은 마음은 언제나 암흑 같은 어두운 밤이요
슬픔에 젖어있는 어둠의 노예입니다.
자기에게 태양빛이 비춰지지 않는다고
큰 산과 큰 나무에 가려 빛이 흐릿하게 사라진다고
태양까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가끔 진실을 왜곡시키고 거짓이 태양빛을 가리우며
거짓과 악수를 나누는 그런 비참한 현실을 겪곤 합니다.
태양빛이 없다고 태양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빛의 존재가 어둑어둑하다고 한 자루의 촛불처럼
하나의 성냥개비처럼 점점 꺼져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그 태양은 진실의 태양이고 그 진실은 언젠가는 거짓을 평정하고
지배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실의 빛은 잠시 가려질 뿐 절대로
없어지거나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우리 머리 위에 존재합니다.
나는 밝고 빛나는 훤한 세계를 마음속으로 못내 그리워 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과 별이 떠 듯 내 마음속 하늘에도
빛나는 해와 달 그리고 별이 뜨기를 난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순수한 바램마져 소홀히 하거나 나도 모르게 잃어갈 때
그것은 험난한 세상과 타협하며 어두운 밤의 수하인으로 살며
머지않아 나는 곧 어둠 속에 묻혀 서서히 꺼져가는 다 타고 남은 불씨처럼
얼마 후 한줌의 재로 되어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영원히 "나"라는 존재가 흔적도 없이 말입니다.
흐름 김휘도의 " 내 마음 빈 곳에 무엇을 담아볼까?..." 중에서(출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