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현실적 포장_흐름 김휘도(창작)
2016. 08. 15 화성 효원 납골묘 성묘갔다가 대전에 잠시..대전과학관 관람
5편 현실적 포장
흐름 김휘도
이 세상 모든 만물에 있어 존재의 이유가 있습니다.
햇빛에 반짝이는 먼지 입자 하나라도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 먼지가 거기에 부유하는 뜻은 분명 있습니다.
그대가 아무리 깨끗하게 청소를 한다 해도
여전히 변함없이 하나 둘씩 반짝이고 유유히 그 자리에 또 쌓입니다.
누가 막는다 해도 그들을 막을 수가 없지요.
그대!
그냥 그대로 들여다 보기로 합시다.
손대지 말고
후~ 불어 날려버리지 말고
저 반짝이며 좋아서 춤추는
존재의 미세한 떨림을 감상 하도록 합시다.
비틀어 보지 말고 뒤집어 살피지 말고
맑고 맑은 텅 빈 마음 하나로
그냥 순수하게 들여다 보도록 합시다.
들여다 보기만 합시다.
그리하면 아마도
그대의 실타래같이 묶여있는 삶도
그대의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는 미움도
그대가 항상 품고 있는 망설임도
그대의 맑은 눈동자도
그대의 순수한 눈물 한방울까지 모두 가
아름답고 맑아질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대와 나
인생을 너무 어렵게 살지 않토록 합시다.
저 먼지 미립자 하나도 저렇게 자유롭게 환희에 겨워
춤을 추는데 하물며 그대와 나 먼지보다 못한 인생은 아닙니다.
얼마나 힘들게 태어난 인생인데…
먼지가 기뻐하고 춤추는 것 보다 더 환희에 차서 즐겁고
기쁘게 보란듯이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리 얽히고 섥힌 복잡 다다한 인생이라도
꿈도 너무 복잡하게 꾸지 않토록 합시다.
몇 개의 단순한 색깔만으로도
아주 아름답고 행복한 꿈을 그릴 수 있답니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는 많은 색이 모여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일곱가지색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글도 너무 어렵게 쓰지 않토록 합시다.
과시적, 과장적, 상업적으로 포장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허름한 포장이라도
받아들이는 이의 기분만큼은 나쁘지 않으니까요.
아주 쉬운 몇 개의 단어로도 얼마든지 전달 할 수 있답니다.
글이 내가 되고 내가 글이 되어 마음으로 읽고 감상을 하고
물을 주고 영양분을 주어서 기르고 가꾸어 원래의 본 모습
그대와 나의 본 모습을 찾아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그대 화내는 것이 본 모습이 아닙니다.
지금 그대 증오하는 마음을 가진 것도 본 모습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 그대
그대와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인격을 가진 이에게
시기하는 것도 본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본 모습은 우리의 마음속 등대입니다.
본 모습을 잃는다는 것은 우리들 마음속의 등대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등대를 잃고 끝 없는 바다를 헤매이다가
끝내는 절망이라는 암초에 부딪치고 말 것 입니다.
우리가 처한 환경이 아무리 깜깜하더라도 우린 결코
우리들의 본래 모습은 버리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대와 나 이제 유혹의 탈을 벗어 던져버리고
그대와 나 이제 현실적이지 못한 포장은 져버리고
당도가 높은 사과로 유혹할지라도 흔들리지 않고
진정 우리가 가야 할 길로만 찾아 걸어 갑시다.
남들이 무어라 하든지간에 신경 쓰지 말고
여기서 저기서 들이우는 불협화음들을 듣지 말고
그냥 한 걸음 두 걸음 발을 내 딛어 봅시다.
걸어가다 보면 그 길이 훤히 보여질 것입니다.
흐름 김휘도의 산문 "내 마음 빈 곳에 무엇을 담아볼까?" 중에서(출간전)